딜레마.



10년이 훌쩍 지나서 동창을 만났다. 아니 만난것 같다. 아니 모르겠다.
정확히 말하면, 자주가는 곳에서 동창과 닮은 사람을 보았다.
그게 참 그래. 가서 아는척하고 물어볼 수도 없고..

그냥  처음엔 착각일려니 하고 넘겼는데, 그게 몇일동안 계속 마주치다보니 급기야 고민이 되었다.
어린시절 참 친해지고 싶던 사람이여서 더 나를 고민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었으면 그냥 몇날을 보더라도 신경쓰지 않았겠지.
내 자신이 의식해서 그런지, (정말 그쪽도 동창이라 의식해서 그런지) 가끔 눈도 마주치는데,
자꾸 나도 모르게 눈빛이 마주치면  민망해서 싸늘하게 아닌척 무시하기도 하고. 내 눈빛에 그쪽분도 매우 기분이 나쁘시진 않으셨을까 염려도 되고.

차라리 처음에 딱 봤을때 한번 물어보고 아니었으면 참 마음이 편했을텐데.(맞았다면 기뻤을테고?)
괜히 낯가리고 괜히 자존심세우느라 지금 이렇게 은근히 신경쓰이나보다.

 
또 10년이상 지났으니, 그 친구가 맞는지도 모르겠고. 
하지만..그 친구로 추정되는분은 그 친구 이미지랑 너무 닮았거든.  뭐 요즘은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10년이상 지나면 180도 바뀌어 있는분들이 많아서.. 장담을 못하겠다.
나같은 경우엔.. 친구들얘기들어보면 이미지는 별로 안바뀌었다고 하던데. 긴머리로 성격을 가려놔서 물론 어린시절과 조금은 달라보이긴 한것 같다.(소심하게 '많이 성숙해졌어!!부드럽다고!' 라고 외쳐봤자 내주변사람들은 조금 비웃겠지;;)

혹시 그 친구가 맞아도 말이야, 내  과거성격을 알아서 괜히 말 안거는건가 소심해지기도 한다. ㅠㅠ 내가 그당시에 조신했으면 그나마 말 걸기 쉬웠을텐데. 내 과거가 그렇게 조신하지 않아서.. 물론 막 놀고 그런것 아니었지만. 은근히 오버하고 괄괄한 여자애였달까. 나에 대한 나쁜기억이 남아있는건 아닐까 겁난다. 정말 극도로 싫어해서 동창이냐고 아는척 안한것은 아닐까 생각도 하고.( 그랬다면 안물어보는게 상책인데!)


어쨋든.. 그친구가 맞는지도 궁금하고,맞다면 그 친구가 날 기억할지도 궁금하고. 어떻게 기억하고 있었는지도 궁금하고.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10년간 타임캡슐처럼 묻어둔 느낌이다.

다음엔 용기를 내서 한번 물어볼까. 꽝인지 반갑다친구야 인지.






























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볼일이 없다. ㅠㅠ사람은 역시 기회를 잘 캐치해야되 으앙.
어쨌든 잠깐이지만 옛날생각도 났고, 덕분에 과거에 나에대한 반성도 조금 하게 되고, 추억도 떠오르게 됬다.
진짜 그 친구였는진 모르겠지만 그 분이 조금 고맙다:)




표류중




한때는 항상 사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항상 사랑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 형태가 사랑이든, 외사랑이든 짝사랑이든.
열정 가득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내 자신이 좋았다.
때로는 동경하는 것을 닮아가는 내 모습도 좋았다.
그게 청춘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상하다.
아직도 난 청춘인 것 같은데.
내 마음이 사랑을 안하네.
목적지 잃은 통통배마냥 둥둥 표류하고 있다.
주인인 나는 정착할 섬도 찾지 않고, 배에 드러누워서 만사태평.
물론, 때로는 목적지가 없음에 외롭고 불안하기도 하다.


괜찮을까.
뭐, 가끔  가고픈 곳 없이 표류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매너야, 예의야 이사람아.





가끔 무심하게 안부를 물었을때 인사할때,
대답없는 사람들보면 정말 매너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바빠도 적어도 바쁘다는 표시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
그리고 그런 경우 아주 가끔식 
왠지 내가 자기한테 관심있을까봐 거리둔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건 왤까.
(가끔, 실제로 돌아돌아 그런얘기가 들려오기도 하고...)

내가 호감이 없는데도 자기 마음대로 판단해서 쌩까는 것도 비호감.
내가 호감이 있어도, 난 아무 액션도 취하지 않았는데 마음대로 쌩까는 것도 비호감.
(뭐 상대방이 원하는대로 호감없게 됬네요.)

내가 벌렌가요, 왜 나한테 함부로해.
여기 그래도 아직 동방예의지국이야. 바른생활시간에 인사도 안배웠니.
이성적으로든, 그냥 인간관계든 싫어도 인사는 하는게 예의거든.




도망가는 사람에게는 답이 없다.




멀리 도망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보는 것은 꽤 슬픈일이다.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기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스스로 읖조려 본다.
'가지마' 라고 붙잡을수도 없는 관계.
우린 '아무것도 정의할 수 없는 관계' 였다. '우리'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아프다.

항상 도망가기만 했다. 내가 먼저 또는 그가 먼저.
아니 사실은 항상 그가.
알게 된지 반년,아니 그냥 알기만 한지 반년.
드디어 시작할지도 모른다는 아주 작은 기대가 가차없이 무너져 버렸다.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내 마음은 이미 가속도를 내다가 갑자기 급정거하는 느낌이다.

차라리 계속 도망가지 그랬냐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난 아무것도 모른다. 아니 짐작은하지만 명확하지 않다. 네가 도망간 이유를.
왜냐고 물을수도 없다. 이미 저만큼 가 있으니까.
아마 이제는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두렵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연히 마주칠지도 모른다. 어떤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너에겐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나에겐 꽤 오래된, 꽤 가치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에게는 답이 없던걸까. 내가 원하던 답이.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지만, 나는 끝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말도안되는 희망을 가지기엔 내 마음이 너무 너덜너덜해졌어.
빨리 이 시간이 지났으면 좋겠다.


다음엔 내가 '도망가는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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